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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공화국, 쉽게 가는 길, 어렵게 가는 길

의대 공화국, 쉽게 가는 길, 어렵게 가는 길

요즘 OO 공화국이라는 조어가 주변에서 많이 들린다.

입시에서도 한 번 만들어 본다면 ‘의대’ 공화국이 아닐까? 의대 입시와 관련된 내용은 항상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심지어 새로운 내용이 없어도 기사가 기사를 낳기도 한다. 

얼마 전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헤드라인 제목이 ‘내년부터 문과생도 ‘의대’갈 수 있다.’라는 뉴스를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새로운 내용이 없는 기사다. 물론 전국 146개 대학교가 내년부터 수능 선택과목 제한 없이 자연, 의학 계열 지망을 허용한다. 반드시 ‘미적분’이나 ‘기하’, ‘과학탐구’ 과목에 응시하지 않아도 이공계나 의대에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수능에서 수학 선택과목별 표준점수가 최대 11점까지 벌어졌고 과학탐구영역 응시자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이 많은 현실을 고려한다면 문과생이 의대를 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2028년 대입이 전면 개편되더라도 여전히 가산점, 심화수학, 교과평가 등으로 문과생은 의대진학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도대체 이런 제목의 기사가 왜 자꾸 언급되는 것일까? 당연히 의대진학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관심을 언론이나 사교육 기관에서 이용하는 측면도 크다고 할 것이다. 물론 입시 컨설팅은 가장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면 컨설팅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들이 모르는 컨설팅 업체만의 비법은 없다. 여러 가지 길 중에서 학생의 실력이나 상황에 알맞은 최선의 길을 안내할 뿐이다.
 
효과적인 입시 전략은 ‘진로 결정이나 진로 방향성 정하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당연히 어떤 대학의 어떤 전형을 목표로 할 것인가, 이를 위해 어떤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처럼 거꾸로 내려오면서 준비를 해 나간다면, 조금, 하지만 아주 전략적인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목자사고의 내신 경쟁을 피해 일반고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이 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대학 전형이 학생부교과이고 일반고에서 내신 상위권을 유지함으로써 그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면 전략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학생부종합 전형을 생각하고 있다면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일반고의 진학실적 및 프로그램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부 종합을 준비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얼마나 철저하게 운영하고 있는지, 학교가 말하는 진학 실적 중에서 정시와 수시의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 재학생과 재수생의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고3 졸업생들 중 몇 %가 재수를 하는지, 반수생은 또 얼마나 되는지 등, 이런 내용들을 확인하지 않고 단순히 내신 준비의 수월함?을 생각해서 일반고에 진학했다면 고등학교 3년 동안은 특목자사고에 진학한 학생보다 조금 천천히 달려도 될지 모르지만, 졸업하고 나서는 대치동에서 전력질주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의대 중도 탈락자의 77.7%가 지방 의대라는 기사나, 교차지원한 이과생들의 높은 이탈률에 대한 기사가 현실이다. 뚜렷한 목표나 방향성 없이 무조건 보다 ‘쉬운’, ‘전략적인’, ‘효과적인’ 방법만을 찾다가 마주하게 되는 현실인 것이다.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다’라는 유클리드의 일성이나, 에너지는 그 형태는 달라질 수 있지만, 그 총량은 항상 보존된다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입시에서도 마찬가지다. 
 
달릴 땐 달려야 한다. 남들이 모르는 나만의 지름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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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입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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